분류없음2013.02.02 01:06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1월 4일이니까 거의 한 달을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았다(못했다). 블로그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한 것이, 구애받지는 않되 짧지 않은 글을 써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고 정리하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었는데, 남들은 새해를 맞아 결심하는 마당에 새해가 되자마자 생각한 것을 행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뭔가 순간순간 스쳐 지나간 생각들이 많았던 한 달이었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은 스쳐 지나가는 생각대로 정리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은 애써 무엇을 정리하려하기보다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온전히 그냥 순간의 내 느낌에만 충실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오늘은 2월 2일. 2002년 2월 2일에 결혼했으니 결혼한 지 11주년되는 날. 그리고 어제는 2월 1일. 새로운 직장에 출근한 날이다. 2013년의 2월은, 이렇게 개인의 자그마한 인생에 몇 가지 이정표와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 SK Planet으로부터 나와 같이 일하는 팀이 모두(라고 해봐야 나를 포함하여 3명이지만) SK Planet으로 들어와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는 Acqui-hire 형태의 제안이 왔고, 최종적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여 이렇게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서비스에 대한 관심보다는 팀에 대한 관심으로 진행된 일이기에, 일일수학 서비스는 개인적인 취미(?) 생활로 계속 해 가기로 했다. SK Planet에서는 원한다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로 생각하여 이후에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하였으나, 회사에서 서비스 자체에 매력을 충분히 느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서비스가 회사에 속해 있을 때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서비스가 말라 죽어가는 상황을 봤었기 때문에 그냥 개인적인 취미 활동으로 하기로 했고, 법인은 청산 절차를 진행 중.


일일수학은 좀 더 서비스 컨셉을 뾰족하게 가다듬어서 실제로 사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연산 문제 부분을 정말 쓰기 편하고 아이들의 학습 결과를 살펴 볼 수 있는 식으로 갈 지, 아니면 문제를 푼 결과에 따라 적정 난이도의 문제를 낸다는 컨셉에 걸맞게 각 단원을 대표하는 몇 가지 핵심적이면서도 어려운 유형의 문제와, 형태는 비슷하나 여러 난이도가 존재할 수 있는 유형의 문제로 발전시킬지는 고민 중. 어차피 큰 애는 꾸준히 수학 공부를 할 수밖에 없으니 큰 애가 어려워하는 문제 좀 봐 주다가 좋은 문제들을 계속 추가시켜 나갈까도 고민 중이다.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인 시간을 좀 빼서 작업해야 할 부분도 있고, 금전적으로도 약간 들어가는 부분이 있긴 하겠으나, 그래도 애초에 서비스를 시작할 때 생각했던 것처럼 내가 무언가 노력이나 금전적인 부분을 쓴다고 할 때, 이렇게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 중 하나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다. 얼마 전 한 사용자 분이 보낸 메일에서도 "많이 이용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으니... :-)


실질적으로 Startup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생활은 작년 7월 말부터 올해 1월 말까지 딱 반 년 정도만 한 셈인데, 이 정도의 경험으로 startup 생활은 이렇더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전문연구요원으로 논산훈련소에서 4주 훈련받은 것 가지고서 군 생활이란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startup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미처 경험을 못 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면, 내가 모자란 점이 무엇인지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짧은 6개월의 생활에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정말 내가 복 받은 사람이라는 거다. 아무 조건 없이 여러 형태로 도움 준 분들, 그리고 힘낼 수 있도록 격려를 해 준 분들, 부족함이 많은데도 좋게 봐 주시고 여러 좋은 형태의 제안을 주신 분들. 모두 다 너무 고마운 분들이고, 감사한 분들이고, 운 좋게도 그런 좋은 분들이 내 옆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에 감사하게 된 것이 정말 지난 6개월의 시간을 돌이켜볼 때 가장 행복한 일인 것 같다.


2월. 28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가지고 있기에 어쩌면 더욱 설렐 수 있는 그런 달. 약간 모자라기에, 오히려 더 소중함을 느끼고 더 설렐 수 있는지도 모른다. 잘 살자.


신고
Posted by 김범준 김범준티스토리